2022년 2월 11일, 2차 대선 4자토론이 있었습니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지난 1차 토론에 이어 사드 추가배치에 관해 견해 차이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문제는 지난 2월 4일 'SBS 사실은팀'이 뉴스를 통해 이미 팩트체크 했던 사항입니다.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측에 문의한 결과 사드추가 배치가 필요 없다는 답변을 받아냈습니다. 즉 윤석열 후보의 발언이 틀렸던 것입니다.
※ [사실은] '브룩스 발언'으로 맞붙은 이재명과 윤석열, 사실은?
<사실은 팀의 기사 중에서>
SBS사실은팀이 RFA 측에 한 문의
- 브룩스 전 사령관이 인터뷰 중에 사드 추가 배치가 필요 없다고 말한 사실이 있는가?
SBS 사실은팀 문의에 대한 RFA 담당 기자의 답변
- 문의하신 내용과 관련해 (RFA에서는) 당시 브룩스 전 사령관과 전화로 인터뷰를 했고 그 내용을 녹음했습니다. …… 당시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한국에 추가 사드 배치 필요 없다고 언급했고, 그 이유에 대해 기존 사드 포대를 다른 미사일방어시스템과 통합시키면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내용을 쓸 때 브룩스 전 사령관이 추가 사드 배치가 필요 없다고 언급한 것은 문장으로 처리했고, 그 이유에 대한 멘트는 발췌해서 직접 육성을 담아 썼습니다.
1. 사드란 무엇인가?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THAAD) / 종말 고고도 지역 방어 체계
- 미국 육군이 개발 중인 탄도탄 고고도 요격체계
- 주 임무인 항공기 요격에 탄도탄 요격 능력이 추가되는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방공 유도탄과는 다르게, 아예 탄도탄 요격만을 위해 만들어진 미사일
- 제작사는 록히드 마틴.
사드는 SM-3처럼 직접타격파괴(Hit-to-Kill) 방식으로 요격합니다. AN/TPY-2 X-Band 레이더를 이용해 목표물을 탐색하며 이 레이더의 탐지범위는 1800㎞에 달합니다. 'Terminal 종말'이라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의 Missile Defense의 최종(=종말) 단계를 담당하는 무기체계입니다. 즉 발사 후 상승 ~ 외기권 비행 단계에 요격을 하는 것이 아니라, 탄두가 재진입하여 낙하하고 있는 최후 상황에서의 고고도 요격을 맡습니다.
※ [록히드 마틴사 제공]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싸드 시뮬레이션 영상
사드는 스커드 등의 단거리/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위주에 두고 개발되었으나 ICBM에 대한 제한적인 대응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해외 도입국으로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UAE 밖에 없습니다. 미군이 해외에 배치해 놓은 완전한 THAAD 포대는 대한민국 이외에는 없고, 미사일 발사대를 제외한 AN/TPY-2 레이더만 배치해 놓은 나라로는 일본, 이스라엘, 터키가 있습니다.
※ [록히드 마틴사 제공] 고고도 요격미사일 "사드" 요격실험 동영상
2. 사드의 제원
종말 고고도 지역 방어 체계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THAA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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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이동식 탄도 요격 미사일 |
제조사 | Lockheed Martin Missiles and Fire Control |
운용 | 미국/아랍에미레이트/사우디아라비아 |
전장 | 6.175 m |
직경 | 370 mm |
중량 | 900 kg |
탄두 | HTKV 운동에너지 탄두 |
사거리 | 200 km |
요격고도 | 150 km |
탐지거리 | 사격통제 시 : 600 km FBM 모드 시 : 1,000 km |
속력 | 마하 8.24 |
추진체 | 1단 추진체 프랫&휘트니 고체 로켓 부스터 탄두 꼬리 LDACS 탄두 촉 DACS |
유도 | FPA적외선 유도 |
운반 | M1120 HEMTT 기반 이동발사대 |
3. 사드의 개발 과정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소련을 군비 경쟁으로 말려 죽이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이를 실행에 옮기는데, 이른바 우주에 인공위성 요격 레이저를 쏘아 핵폭탄을 요격하는 개념이었습니다. 이를 '전략방위구상(SDI)'라고 부르며, 혹은 '스타워즈 계획'이라고도 부릅니다. 레이건 행정부 시절 미국과 소련은 상호확증파괴(MAD-한 국가가 타국을 핵공격할 경우 공격 받은 국가가 공격한 국가를 초토화 시킬 수 있는 상태), 즉 서로 죽는 상태에 있었고, 이 레이건의 원대한 계획은 여기에서 벗어나 미국의 우위를 굳히려는 취지에서 나왔습니다.
예상대로 스타워즈 계획은 엄청난 국방비를 필요로 했고, 낭비도 많았으나 미국의 국방비를 따라가지 못한 소련은 결국 무너집니다. 그리고 미국도 우주에서 요격하는 일을 하진 못했으나 당시보다 발전된 형태의 요격 시스템을 개발하게 됩니다.
사드의 개발컨셉은 1987년에 처음으로 미육군에서 제기되어, 1990년에 본격적으로 개발이 시작됐습니다. 1992년에 록히드 마틴이 주계약자로 설정된 이후,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CAD등을 통한 개발과정을 거쳐 1995년에 기술실증프로그램(DEM-VAL)이 시작되었으나 여러 번의 실패를 거친 후 의회의 프로젝트 폐기 명령이 발령되기 직전, 1999년 6월에 와서 성공적으로 미사일 요격을 시연했습니다.
2005년부터 이루어진 양산단계 테스트에서부터 대부분 성공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4. 사드 포대 구성
사드 1개 포대는 AN/TPY-2 레이더 1기와 6개 발사대로 구성되며, 각 발사대에는 미사일 8기가 탑재된다. 모든 구성요소들은 HEMTT (미군 15톤 트럭)에 얹혀 있거나 트레일러에 실리는 등 차량화가 이뤄져 있습니다. 가격은 포대 1세트에 1조 5천억 원, 미사일 1발당 110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5. 미사일 상세
5.1. 직격비행체(Kill Vehicle)
사드는 GBI나 SM-3와 마찬가지로 별도의 폭약식 탄두가 없고 직접 표적에 부딪혀서 그 운동에너지만으로 표적을 박살내는데 이때 즈음 이미 다 써 버린 로켓 엔진은 버리고 미사일 앞 부분만 남게 됩니다. 이렇게 실제로 표적에 부딪히는 부분을 따로 직격비행체(Kill Vehicle)이라 부른다. 대부분의 유도장치, 전자장치 등은 이곳에 몰려있습니다. THAAD는 고체연료 로켓이지만, Kill Vehicle의 DACS에는 액체연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5.2. 탐색기
사드는 적외선 영상 탐색기(IR Seeker)를 사용합니다. 사드가 표적을 들이받는 높은 고도에서는 대기가 희박하여 표적에서 나온 적외선이 중간에 산란되거나 하는 손실 없이 탐색기까지 잘 전달되는 데다가, 공기가 희박하다고는 해도 또 아주 없는 건 아니다보니 표적이 되는 탄도탄은 슬슬 재진입시 단열압축에 의해 온도가 달아오르기 시작하여 적외선 탐색기로도 20~30km 이상 먼 거리에서부터 표적을 탐지할 수 있습니다. 같은 수준의 탐지거리를 갖는 레이더 탐색기는 그 자체의 무게만으로도 훨씬 더 무거운 데다, 전력소모도 더 커서 추가 전원공급장치가 필요하며, 각도 정확도도 상대적으로 떨어지므로 오히려 사드에 적용하기엔 더 불리합니다.
다만 사드는 이 적외선 탐색기를 사용하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하는데, 이 바람에 사드의 최소 운용고도가 제한되어 버렸습니다. 고도 40km 이하에서는 공기마찰로 인하여 사드 탐색기 유리창 부근이 수백 도 이상으로 달아올라 버리기 때문에, 유리창 자체가 달아올라서 바로 센서 눈앞에서 나오는 적외선 신호와 탄두의 적외선 신호를 구분하기가 어려워져 버립니다. 사드의 적외선 영상 탐색기가 미사일 맨 앞부분 정면에 달려 있지 않고 약간 빗겨서 머리 측면에 달려 있는 것도 이 공기마찰에 의한 열기를 조금이라도 줄여보려던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물론 탐색기의 앞 유리창을 냉각시키려는 시도도 몇 가지 있었으나 오히려 그 냉각용 가스나 냉각액이 일종의 아지랑이를 만들어 뿌옇게 되는 등의 문제점이 있어, 결국 이를 포기하는 대신 최소 운용 고도를 40km로 정했습니다.
탐색기 센서 자체는 중간대역(MWIR, 3~5 마이크로 미터 대역) 적외선 영상 탐색기이며, 그 센서 자체를 냉각시키는 장치는 별도로 달려있습니다. THAAD 광학창 자체가 측면에 달려있다보니 창 모양 자체가 앞뒤로 길쭉한 모양이며, 이 탓에 탐색기도 시야각이 앞뒤 방향은 넓지만 좌우 방향은 좁습니다.
탐색기는 미사일 발사 직후에는 앞 부분이 보호덮개(Shroud)로 보호됩니다. 이는 비행 중 받는 고온의 열기가 탐색기를 미리 달궈 놓거나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입니다. THAAD는 자체 표적 포착 직전에 이 보호덮개를 좌우로 분리해내는데, 이때 덮개가 더 확실히 열리도록 일종의 금속 재질의 에어백 비슷한 구조물이 들어가 있어서 이것이 팽창하여 보호 덮개를 좌우로 강하게 밀어냅니다.
5.3. 유도장치 및 유도방식
비행제어 및 유도 등을 담당하는 유도장치는 탐색기 바로 뒤에 달려 있습니다. 사드는 발사 직후 지상 레이더가 보내오는 표적 정보를 토대로 관성항법을 이용하여 표적을 향해 날아가므로 미사일 자체의 위치 및 자세를 측정하기 위한 관성항법장치, 즉 자이로스코프가 들어있습니다. 물론 지상 레이다가 보내오는 표적 정보를 수신하기 위한 지령 수신장치 역시 들어있습니다. 표적으로부터 약 20~30km 이상 떨어진 지점[18]에는 적외선 영상 탐색기가 작동하기 시작, 표적을 더 정확히 추적하게 됩니다. 즉 유도 방식으로 보자면 중간단계는 관성항법 + 지령유도이고 종말단계에서는 적외선 수동호밍 방식인 셈입니다.
5.4. 궤도수정 및 자세제어 장치(DACS)
사드는 운용고도가 수십km 이상의 고도이므로 공기의 힘을 이용하는 카나드나 꼬리날개등을 쓸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마치 우주선처럼 옆으로 분사되는 로켓을 이용하여 궤도 및 자세를 바꿉니다. 이를 궤도수정 및 자세제어장치, 즉 DACS(Divert and Attitude Control System)이라 부릅니다. DACS는 무게중심 부근에 궤도자체를 바꾸기 위한 4개의 큰 노즐이 옆으로 붙어 있으며, 직격비행체의 꼬리 부분[19]에 자세수정을 위한 6개의 작은 노즐이 옆으로 붙어 있습니다. 이 노즐들은 필요에 따라 점화, 차단하여 직격비행체의 궤도 및 자세를 수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사드는 좀 오래된 방식인 액체연료로켓을 이용한 DACS(LDACS, Liquid DACS)를 사용합니다. 액체로켓은 액체인 연료나 산화제를 밸브를 통해 조절하여 추력을 크게하거나, 줄이거나, 혹은 아예 중단시켰다가 재점화 하는 것 등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액체로켓은 산화제 및 연료의 변질에 대비한 관리가 필요하며 그 자체의 덩치가 매우 커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대신 점화, 재점화가 가능하다는 특성 덕에 발사 직후에도 DACS의 자세제어장치용 노즐만 사용, 사드 탄의 롤(Roll, 탄이 팽이처럼 빙글빙글 돌아가는 방향의 움직임)을 제어합니다.
5.5. 로켓 엔진
대부분의 미사일이 그렇듯 사드 전체 길이의 절반 이상은 대형 고체 로켓을 사용하는 엔진이 공간을 차지합니다. 이 로켓은 다 쓰고 나면 앞 부분의 직격비행체와 분리되는데, 분리 시 더 확실하고 안전한 분리를 위해 로켓엔진 앞쪽에 별도의 작은 소형 분리용 로켓이 들어있습니다. 로켓 노즐은 전기식 작동장치에 의해 상하좌우로 일정각도로 움직이는 TVC 방식이며, 로켓이 작동하는 동안은 이것으로 미사일의 상하좌우 방향 및 자세(Pitch, Yaw)를 제어합니다. 다만 탄 자체의 회전 방향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궤도 및 자세제어장치의 자세제어장치용 노즐을 사용합니다.
로켓 뒤 쪽은 꼬리날개는 없으나 마치 치마자락처럼 펼쳐진 플레어(Flare, 혹은 플레어 스커트라고 부르기도 한다)가 있습니다. 이것은 발사 직전에는 발사관 내부의 공간절약을 위해 사드의 몸체와 일직선이 되도록 접혀있지만, 발사 직후에는 금속제 가스백을 이용하여 펼쳐집니다. 이것이 하는 역할은 꼬리날개처럼 탄이 안정되게 해주는 것으로, 꼬리날개보다 공기저항은 커지지만 전체적으로 높은 온도에 잘 견디는 구조물을 만들기 좋습니다.
6. 개량형 사드(THAAD-ER)
록히드 마틴이 자체적으로 개발 중인 THAAD-ER은 기존 사드와 달리 대기권 밖에서 탄두를 격추시킬 목적으로 제작되
고 있습니다.
사거리와 요격범위를 연장하기 위해 1단 로켓 부위가 기존의 사드에 비해 커졌고 직경이 늘어난 관계로 발사대 탑재량이 8발에서 6발로 줄어들었으며, 발사차량도 기존의 8륜형인 HEMTT에서 10륜형인 PLS로 교체되었습니다.
미군 측에서는 어차피 초고고도야 SM-3로 대응하면 되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이며 딱히 관심을 내비치지 않는 중입니다.
7. 한국의 사드 운용 개념도
※ [노컷체크]수도권에 미사일 쏠 때 고각발사? 개성에 사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북한에서 수도권을 (미사일로) 겨냥할 경우 고각발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연히 수도권에 (사드가) 필요하다"며 '사드 추가 배치'를 재차 주장했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수도권을 방어하려면 개성쯤에 사드를 배치해야 된다"며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전략자산화했는데, 잠수함을 타고서 측면에서 공격하면 방어가 불가능하다"며 이에 반대 입장을 표했습니다.
군사적 측면에서 각종 연구논문과 전문가 취재 등을 통해 이 발언들이 타당한지 여부를 검증한 결과 둘 다 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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