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누리호' 발사일이 2021년 10월 21일(목)로 확정됐습니다. 지난 번 나로호의 로켓은 러시아의 기술을 빌려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국의 독자 기술로 완전한 발사체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특히 이번 로켓엔진은 소위 '클러스터링'으로 불리우는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이는 75톤짜리 4개의 엔진을 묶어서 가장 효율적으로 최대의 출력을 낼 수 있는 기술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 시도하는 기술이라고 합니다. 대한민국이 우주 강국으로 가는 첫 걸음입니다. 미리 누리호의 발사 시뮬레이션을 살펴보겠습니다.
누리호 발사가 다가왔습니다. 올해 10월 우주로 가게 될 그날.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발사 카운트다운을 세는 그 순간까지, 발사체가 목표 궤도에 도달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기까지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습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발사 타임라인을 그대로 쫓아 가보겠습니다.
발사 하루 전 아침, 총조립을 마친 누리호를 발사대로 옮기는 것부터 발사를 위한 준비가 시작됩니다. 조립동에서 발사대까지 약 1.8km의 거리를 1시간여 걸쳐서 이동한 뒤 발사대위의 누리호를 수직으로 세운 기립 절차가 이어집니다. 누리호는 기립장치인 이렉터에 실려 아주 천천히 몸을 일으킵니다. 기립 이후 가장 중요한 것은 추진제가 충전되지 않아 아직은 가벼운 누리호가 강한 바람에도 넘어지지 않도록 하단을 단단하게 고정해 주는 일입니다. 지상 고정 장치는 이륙 직전까지 누리호를 꽉 붙잡고 있다가 엔진이 최대 출력을 낼 때 발사체를 놓아 주는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장치이기하죠. 발사 전날 오후에는 누맇의 탯줄 엄빌리칼 연결 작업이 시작됩니다. 엄빌리칼은 누리호에 추진제와 전기를 공급하는 시설로 미리 연결해 두어야 발사 당일 바로 충전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추진제를 공급하는 엄빌리칼은 6개 입니다. 각 단마다 두 개씩 있는 산화제 연료탱크에 추진제를 따로 공급해 줘야하기 때문인데요 누리호는 3단형 우주발사체로 3개의 로켓을 합친 것과 같습니다. 또한 액체 추진 로켓은 맹렬한 속도로 연료를 태우기 위해 고밀도의 산소인 산화제를 따로 싣고 가죠. 공기가 희박한 고도에서도 산화제는 필수입니다. 엄빌리칼은 엄마와 아이를 연결해주는 탯줄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추진제가 조금이라도 새거나 막힌다면 발사 연기나 중단 결정이 내려지기 때문에 연결 작업과 동시에 기밀시험이 이루어집니다.
엄빌리칼 연결이 진행되는 동안 다른 한편에서는 발사대 시스템 준비가 한창입니다. 나로우주센터의 해가 질 무렵이면 발사 전날 준비 작업이 마무리 되는데요 개발진은 편하게 잠을 이룰 수 있을까요? 운명의 날입니다. 이제 모든 일이 톱니바퀴처럼 촘촘하게 맞물려 돌아가야 합니다. 예측한 대로 바람과 구름이 발사를 도와줘야 우주 쓰레기 등 우주 물체와의 충돌 가능성도 없어야 지금 누리호가 정상적으로 발사되는 지 확인하기 위해 나로우주센터의 추적소와 제주도, 팔라우 섬의 추적소에서도 통신 안테나를 켜고 발사 관제 모드에 들어갑니다.
마지막 점검에 돌입한 누리호. 가장 먼저 누리호의 뇌와 신경의 해당하는 각종 전자 장비와 컴퓨터 센서를 확인합니다.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기 전 헬륨 가스가 먼저 충전됩니다. 헬륨은 누리호 속 수백 개의 밸브를 여닫는 역할뿐 아니라 동네나 엔진, 배간의 이물질을 불어내 주는 일을 하게 됩니다.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시간. 연료와 산화제는 엔진이 점화되기 전까지 결코 만나서는 안 됩니다. 작은 불씨에도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따로 충전을 하고 미리 헬륨가스로 이물질을 제거해 주는 것이죠. 극저온 액체 산소인 산화제는 충전이 까다롭습니다. 배관과 탱크를 미리 냉각 후 충전을 해도 주입 직후부터 증발되기 때문에 발사 전까지 계속 보충을 해줘야 합니다.
충전하는 동안 누리호 머리 위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데 바로 기화되는 산화제입니다. 누리호를 수직으로 세워 지지해 주던 이렉터가 분리를 시작했다면 발사 절차에 돌입한 것입니다. 발사 카운트다운은 정확히 발사 10분전 시작됩니다. 이때부터는 사람의 손을 떠나 모든 결정이 컴퓨터에게 맡겨집니다. 20분 동안 컴퓨터는 압력, 온도, 습도, 통신 상태 등 누리호의 모든 상태를 체크하게 되죠. 이중 단 하나라도 이상 신호가 발견된다면 스스로 발사를 멈춥니다. 누리호의 모든 상태가 정상임이 확인되면 1단 엔진이 자동 점화되고 단 몇 초 만에 최대 추력에 이르게 됩니다. 최대 추력 300톤 에 도달하면 누리호 하부를 잡고 있던 고정 장치 4개에 해제 명령이 떨어지고 누리호가 이룩하면서 마지막까지 연결돼 있던 엄빌리칼이 자동 회수됩니다. 이륙 장면에서 두 가지를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하나는 발사대 아래쪽에서 피워 나오는 거대한 연기입니다. 이 연기는 3,400도의 화염이 누리호로 역류 하지 않도록 지하에서 물을 분사하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수증기입니다. 또 한 가지는 이륙과 동시에 동체 외벽에서 떨어져 나오는 얼음입니다. 극저온 산화제 팅크 바깥 쪽에 낀 성에가 진동으로 떨어져 나오는 것이죠.
누리호가 발사된 후 눈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누리호 1단은 지금 2단, 3단을 싣고 지구를 벗어나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내는 중입니다. 1단 연소 시간은 약 127초. 단 2분에 불과하죠. 다 사용한 단을 버려야 더 멀리 더 빨리 날아올 수 있습니다. 누리호는 약 2분만에 대기권을 벗어나 공기가 희박한 성층권에 도달하는 데 성공합니다. 연소를 마친 1단을 떼어내고 이제 2단 로켓에 바통을 넘깁니다. 절반 이상의 무게를 덜어낸 누리호의 가속 구간이 시작됩니다. 2단 로켓 비행은 1단보다 속도와 고도가 2배 이상 증가 합니다. 공기 마찰이 거의 없는 고도에 이르면 위성의 덮개인 페어링도 먼저 떼어내 버립니다. 누리호가 달성해야 하는 최종 속도는 초속 7.5km. 누리호 2단은 초속 4.3 km의 속도를 내며 날아갑니다. 2단 로켓 연소를 마친 누리호는 2단 분리 후 마지막 3단 엔젠을 켭니다. 3단 엔진의 연소 시간은 약 9분으로 가장 긴 시간동안 비행합니다. 전 비행 구간에서 누리호가 가장 멀리, 가장 빠르게, 가장 높이 날아가는 시간이죠. 누리호의 비행 속도가 초속 7.5km에 이르고 인공위성 투입 고도인 700km에 도달하면 누리호는 3단 엔진을 정지합니다. 위성과의 이별을 준비하며 마지막 궤도비행을 하다가 지상에서 이륙한 지 약 16분 만에 비로소 위성모사체가 분리하게 됩니다.
누리호의 첫 시험 비행에서는 인공위성 대신 1.5톤의 질량모사체인 더미를 실었습니다. 자립 우주 발사체의 성능을 확인하는 것이 이번 비행의 최우선 목표였기 때문이죠. 위성이 분리되고 약 30분 후 발사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종 발사 성공 소식이 전해집니다. 수백 명의 개발진, 수백 곳의 참여 기업, 우주 발사체 기술 자립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정부, 그리고 온 국민이 가슴 뜨겁게 박수칠 그 순간을 함께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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