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3일에 있었던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4자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RE100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라고 윤석열 후보에게 질문하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는 “그게 뭐죠?”라며 알려달라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 2022년 2월 4일, 미디어오늘 기사
1. RE100이란?
RE100이란 Renewable Energy 100(재생에너지 100)의 약자로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자는 국제적 기업간 협약 프로젝트를 말합니다.
2. RE100 가입 기업
2022년 2월 기준, RE100에 정식 등재된 업체는 전 세계 349개이며, 우리나라 업체는 총 14개 업체가 있습니다.
- SK그룹 7개사(SK하이닉스, SK텔레콤, SK㈜,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SKC, SK아이이테크놀로지)
- LG에너지솔루션
- 아모레퍼시픽
- 한국수자원공사
- 고려아연
- KB금융지주
- 미래에셋증권
- 롯데칠성음료
2.1. RE100 선언 기업
340+개의 기업이 100%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선언하였습니다.
※ RE100 공식사이트의 가입기업 목록
2.2. RE100 달성 기업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선언 후 가장 먼저 달성한 기업들입니다.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총 61개의 기업이 이에 해당된다. (괄호안 : 달성연도)
- Apple (2018)
- 구글 (2017)
- 페이스북 (2020)
- 레고 (2017)
- Lyft (2018) [6]
- Amalgamated Bank (2017)
- 오토데스크 (2016)
- Bank Australia (2019)
- ELOPAK (2016)
- Interface (2016)
- Jupiter Asset Management (2017)
- Mitie (2020)[7]
- Pearson (2012)
- Wells Fargo & Co. (2017)
3. REC 구매로 친환경 전력을 공급받는 과정
* 출처: 구글 블로그
-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면 공인된 기관으로부터 REC를 발급받게 된다.
- 이 발전소는 구글과 같은 기업에 전력과 REC를 판매한다.
- 구글은 전력과 REC를 구매후 전력은 그리드에 다시 되판다.
- 그리고 그리드로부터 전력을 다시 구매하여 데이타센터에 공급한다.
- 최종적으로 구매한 REC만큼의 전력을 소비했는지 확인한다.
a사는 물리적으로 가까운 화력발전소에서 전기를 공급받고, b사는 물리적으로 가까운 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전기를 공급받는다고 하더라도, a사가 REC를 구매했다면 a사가 환경에 기여한 것이 맞습니다. 왜냐하면 재생에너지 발전은 보통 화력발전보다 비용이 높은데, 그 비용을 REC판매로 충당하기 때문입니다. REC를 구매한다는 건 친환경에너지를 위한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것과 같은 의미를 지닙니다.
4. 원자력 에너지 배제의 문제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탄소배출량을 낮춘다는 목표로 만들어졌지만, 원자력 에너지를 배제하고 있습니다. RE가 renewable energy의 약자이므로 공식적으로 재생에너지는 아닌 원자력을 배제한 것이겠지만, 원자력 에너지의 탄소배출량이 태양광 에너지보다 낮다는 것을 고려하면 굳이 제외시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비이성적인 anti-nuclear 운동의 연장선일 뿐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이런 비판 때문인지, 혹은 최근의 탄소중립안이 원자력에 포용적인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는 영향인지, EU와 미국 측에서 RE100 인증에 원자력 에너지, 특히 SMR(소형 모듈 원전)의 사용을 포함시키도록 개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다만 이것도 안전한 폐기물 처리가 필수조건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원자력이 저탄소에너지는 맞지만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로 인해 지속가능하다고 판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방사성 폐기물 항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현재까지는 매장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5. 무역장벽의 문제
한국과 같은 제조업 위주 국가에 매우 불리합니다. 한국의 중추 산업인 반도체, 자동차, 조선업, 철강, 화학 등의 산업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데, 이를 재생에너지(원자력 배제)만으로 충당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당장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산업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위의 원자력 배제와 맞물려서 탄소배출감소라는 좋은 가면 뒤에 숨어 새로운 무역규제를 만들어냈을 뿐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애플, BMW 등 적지 않은 글로벌 기업이 협력업체에까지 RE100 동참을 요구한다는 점입니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사업 자체가 무산되는 결과까지 빈발하고 있습니다. 실제 BMW가 2018년 LG화학에 부품 납품 전제조건으로 RE100을 요구하면서 계약이 무산됐습니다. 같은 요구를 받은 삼성SDI는 국내 공장 생산물량을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가능한 해외공장으로 옮겼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지난해 반도체 납품물량을 놓고 SK하이닉스에 'RE100을 맞추지 못하면 대만 TSMC로 물량을 돌리겠다'고 압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환경 캠페인으로 시작한 RE100이 지금은 국내 기업에 새로운 무역장벽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세계적인 RE100 참여 흐름을 거부하기 어려워지자 기업들이 스스로 RE100 참여를 선언에 나섰습니다.
RE100는 국가나 국제적 효력을 발휘하는 정책이나 과제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는 일종의 협약이기 때문에 법적인 무역장벽은 아닙니다. 또한 반드시 재생에너지만을 사용할 필요도 없고 크레딧의 구매로 그 산업에 대한 지원을 표명하는 것으로도 충족되기 때문에 이로 인한 실질적인 무역 손실은 제한적입니다. 일부 RE100 기업들이 협력업체나 부품업체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으나, 이게 법적으로 필수적인 요건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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