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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시사Q/언론사 기사 검증

[팩트체크]필리핀 대선에 포르노 배우 출마?

by 예리성 2021.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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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1일, 뉴스 1 정윤영기자 이름으로 다음과 같은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독재자 아들, 포르노 배우, 권투 챔피언…막 오른 필리핀 대선

 

독재자 아들, 포르노 배우, 권투 챔피언…막 오른 필리핀 대선

사실 앞에 겸손한 민영 종합 뉴스통신사 뉴스1

www.news1.kr

기사에는 내년 5월 필리핀 대선에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주니어, 전직 배우 프란시스코 도마고소 마닐라 시장, 두테르테 대통령을 저격해온 레니 로브레도 필리핀 부통령, 복싱 챔피언 매니 파퀴아오가 출마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그런데 헤드라인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포르노 배우'였습니다.
"뭐? 포르노 배우가 필리핀 대선에 나왔다고?" 사실인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기사에서 언급된 CNN 기사의 원문을 찾아봤습니다. CNN 기사의 헤드라인은 뉴스1의 헤드라인과 똑같은 순서로 소개하고 있었는데, '포르노 배우'라는 말 대신 'A former actor'(전직 배우)라는 표현이 적혀있었습니다.

왜 뉴스 1 정윤영기자는 '전직 배우' 대신 '포르노 배우'라는 표현을 썼을까요?
CNN 원문 기사에 나오는 모레노 마닐라 시장에 대한 설명에 "bomba" films, 즉 필리핀에서 만들어진 소프트 에로영화에 출연했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모레노는 1990년대에 에로배우로 유명세를 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자는 포르노 배우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bomba" films이라는 표현은 South China Morning Post에도 등장합니다.

가톨릭 교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범죄자 또는 강간 피해자 중 하나인 여성 배우를 등장시켜서 저가로 제작한 봄바 영화는 VCR 이전 시대에 흥행했다. 또한 봄바 영화의 품질은 형편 없었지만 마르코스 독재 기간 동안 필리핀의 일상 생활의 고난과 비참함을 표현했다.


CNN 기사에는 '포르노 배우'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뉴스1 기자는 궂이 그 단어를 사용하여 모레노 현 마닐라 시장을 소개했을까요? 선정적인 헤드라인이 독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큽니다. 필리핀의 대선은 동아시아와 미중 경쟁구도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CNN 원문 기사는 모레노 시장 뿐만 아니라 다른 후보군들에 대해서도 매우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기사는 공들인 외교관계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모레노는 오래동안 정치를 할 것이고 필리핀 정계에서 오랫동안 높은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입니다. 포르노 배우로 몰아가서 무엇을 얻으려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성의 없이 외신을 단순 번역하는 것도 문제지만 일부러 자극적인 워딩으로 기사를 쓰는 것은 더욱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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